중앙노동위원회 부당노동행위 재심 결정에 대한 코멘트
금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전국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중앙2021부노14)에서 지난해 11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사용자가 아니어서 교섭 의무가 없다’라는 초심을 취소하고, 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CJ대한통운은 집배점들과 위수탁계약을 체결했고, 집배점들은 택배기사와 집배송업무 위수탁계약을 체결해 운영되고 있는데, 중앙노동위원회가 집배점 택배기사와 직접 계약관계가 없는 CJ대한통운을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라고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단체교섭은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계약의 내용을 집단적으로 형성ㆍ변경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에 단체교섭 당사자로서의 ‘사용자’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조합원과 개별적 근로계약관계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 이에 대법원도 일관되게 단체교섭 당사자로서의 ‘사용자’인지를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로 판단하고 있고,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사용자성을 부정해 왔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대법원의 단체교섭 당사자로서의 사용자성 판단기준 법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또한 이번 결정은 집배점 택배기사와 집배점주 간 이미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배점주 외 CJ대한통운을 ‘공동’ 내지 ‘중첩적’ 사용자로 인정한 결과가 된다. 이는 현행법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올해 4월 서울고등법원이 우리 노동관계법령상 공동사용자 법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에도 배치된다.
더욱이 중앙노동위원회는 3년 전 동일한 취지의 사건에서 CJ대한통운은 집배점 택배기사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결정했는데, 스스로 내린 결정까지 뒤집은 것이다.
노동위원회법 제1조는 노동위원회의 목적을 “노동관계에 관한 판정 및 조정 업무를 신속·공정하게 수행”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노동위원회는 법원을 통한 권리구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노사간 분쟁을 전문성을 가지고 신속·공정하게 판단하도록 설치된 기관이다.
그런데 노동위원회가 이번 결정과 같이 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면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노동위원회 결정을 납득하지 못한 당사자들은 계속해서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게 되고, 오히려 문제 해결의 장기화와 고비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노동위원회의 공정한 업무수행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영계는 최근 들어 중앙노동위원회가 노동계 주장만을 반영한 결정을 빈번히 내린데 이어 또다시 법적 근거도 없고 대법원의 판단과도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데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고, 유사한 취지의 교섭 요구 폭증 등 노사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장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향후 사법부가 행정소송 등의 후속 절차에서 단체교섭의 본질에 입각한 명확한 판단을 내려 더 이상 산업현장의 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2021년 6월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